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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맑은소리맑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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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佛紀2563)

2019

기획연재 | [新명소기행] 십승지十勝地 경기도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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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4-03 11:09 조회3,8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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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驪江이 꿰뚫고 지나가는 경기도 여주시는 서울 사람들이 경기도 내에서 찾는 전원생활 1순위 지역으로 손꼽힌다. 여강은 여주驪州에 흐르는 남한강의 별칭이다. 여주의 옛 이름 황려에서 따왔다. 940(고려태조 23)에 이 고을이 황려현이었다. 여말에 여흥군을 거쳐 1469(조선예종1) 여주목으로 지금의 고을 이름이 됐다.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여주시, 동쪽은 강원도 원주시다.

 

여주는 넓은 들녘과 비옥한 땅이 낙토라고 부를 만하다. 예로부터 질 좋은 쌀의 산지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궁중에서 사용되는 그릇 등을 생산했던 사옹원司饔院의 분원이 있어 도자기로도 이름난 곳이다. 오늘날 여주가 도자기 축제로 유명한 것이 다 이런 연유다. 조선 시대 한강수계의 나루터 중 큰 곳으로 알려진 이포나루와 조포나루가 있었다.

여강이라 부르는 여주의 남한강은 주변의 풍정과 어우러지며 그 수려함이 뛰어나다. 조선시대 문인 서거정徐居正은 여강에 대해 여강 물은 월악月岳에서 근원하여 달천獺川과 합하여 금탄金灘이 되고, 앙암仰巖을 거쳐 섬수蟾水와 만나 달려 흐르며 점점 넓어져 여강이 되었다. 물결이 맴돌아 세차며 맑고 환하여 사랑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곳에 명촌名村이 없을리 만무하다. 여주에서 예로부터 손꼽히는 마을은 외사리, 금당리, 매룡리.

하늘로 치솟은 천덕봉天德峯은 흥천면 외사리外絲里의 비옥한 들녘과 구름을 감싸 원적산圓寂山 낙맥落脈 중 가장 높은 정상에 자리잡아 여주, 이천, 광주 등지의 3개 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바로 그 산기슭 아래 자리한 외사리, 상대리, 현방리, 언저리 40리 안을 금반형이라 부른다.

 

옛 사람들이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고도 하고 마치 옥녀가 상을 들고 있는 형세여서 옥녀봉반형玉女奉盤形이라고도 한다.

남쪽에 조산鳥山이 있고 장관대壯觀臺에 바로 산과 물이 엉키듯 사수동파四水同派가 백리천百里川하여 서로 휘감아 싼 이 지역이 금반형金盤形이다.

금반형이라 부르는 외사 2리에는 쌀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흙으로 쌀두지(뒤주)를 만들어 보관했다 해서 흙두지 마을이 있으며, 해방 후 지금까지 흉년을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쌍마雙馬가 치달아오를 듯 천마산天馬山이 좌정한 언저리가 금당리金塘里이다. 경미년 난리를 당한 후 금당리로 바뀐 것. 6·25 전쟁 등의 전란을 겪어온 백천 조씨白川趙氏400여 년(14)을 지켜 살아온 마을이다. 멀리 오압산을 넘보면서 마치 쌍마가 적진을 향해 휘달리는 형세인데 사면에 높고 낮은 굴곡을 이루며 자리한 산명山名과 동명同名만 보아도 가히 짐작이 되는 곳이다.

정감록양금지간兩金之間에 가활만인피란지지家活萬人避亂之地하여 십이실지중十二室之

이라 했다는데 군내 십이실은 구비실, 우뢰실, 모래실, 덕실, 음실, 품실, 다리실, 새미실, 마구실, 어실, 각기실, 오금실을 뜻하고 양금지간은 금대와 금교동 사이를 말하니 바로 금당이라는 것이다.

 

크고 작은 산봉山峯을 물그림자 지며, 즐펀한 들녘을 운치 있게 여강驪江을 굽어보듯 좌정坐定한 산이 황학산黃鶴山이다.

아늑한 이곳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신륵사神勒寺가 있다. 강변 고찰로 유일한 여주 신륵사 경내에는 조선후기 권신 판돈령 김병기金炳冀 송덕비가 눈에 띈다.

그는 조선말 양요로 한성에서 양반들이 탈출하자 머나먼 여주에서 가솔을 이끌고 입경했다는 등 족적을 남겼다. 양반이 아닌 전라도 판소리꾼 송흥록에게 벼슬을 줘 판소리가 전국에서 활개를 치게 하는 한류를 만들어냈다.

연촌淵村 마을 옆 동리 양촌陽村이란 곳을 지나면 한 동리가 있는데 승천하는 용의 비늘이 매화꽃처럼 흩날려 떨어진 동리라 하여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으로 마을 이름조차 매룡동梅龍洞이다.

이 황학산黃鶴山을 승산勝山이라고 부르는데, 이 승산 언저리에서 세종대왕 어머니 원경왕후, 명성황후 여흥 민비 등이 태어난 것이다.

여주에는 고려왕조를 지키려다 스러진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의 한이 서려 있다. ‘驪江迷懷(여강미회)’라는 그의 절명시다.

 

끝 없는 천지에 끝 있는 인생이로고

(天地無涯生有涯)

호연(浩然)한 뜻 어디로 돌아가련가

(浩然歸志欲何之)

여강(驪江) 한 구비 산은 그림 같은데

(驪江一曲山如畵)

반은 단청 같고 반은 시 같구려

(半似丹靑半似詩)

 

이색은 1396년 잃어버린 왕조의 마지막 충신으로서 강가에서 죽음이 임박한 운명을 예감했다. 돌아갈 곳이 없는 막막함을 여강의 아름다움에 애써 감추려했다.

역성혁명을 반대했던 이색은 여강으로 유배를 가던 도중 감영 벼슬아치가 주는 술 한 잔을 받아 마시고 죽었다. 야사에 전하는 독살설의 연원이다.

전원생활을 이상의 세계에서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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