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원의 세계여행] 백제의 후예 성덕태자, 그가 묻힌 곳 예복사 - 두 번째 이야기 -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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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정진원의 세계여행] 백제의 후예 성덕태자, 그가 묻힌 곳 예복사 - 두 번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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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19-06-20 17:50 조회3,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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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수업료 내고 쇼토쿠태자가 잠든 에이후쿠지
[叡福寺]를 만나다

 

예복사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한자에 약한 길찾기 앱에 속아 동음이의어 에이후쿠지 영복사永福寺를 아침부터 찾아나서 한 나절을 헤매다가 비싼 간사이스루패쓰를 잃어버리는 의식을 치르고서야 알현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엉뚱한 곳에서 만나게 된 아사히 맥주회사에서 만든 근대 미술관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길치라서 만나는 행복 2탄이라고 해두자.

그렇게 애써서 찾아 간 예복사, 에이후쿠지역에서 30분 거리라고 했지만 좋이 한 시간은 걸은 것 같다. 오전에 예정에 없던 미술관과 영복사를 가느라 어느덧 일몰이 가까운 시간에 도착한 쇼토쿠태자가 묻힌 곳. 이곳도 역시 장례묘역으로 유명한 일본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토록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절을 본 적이 있던가. 누군가 이 시간에 만나도록 예비해 놓은 느낌. 드넓었다고 느낀 데에는 거의 인적이 없었던 것도 한몫을 했다.

가까운 아스카라고 불리는 오사카 근교의 기장산 예복사, 이 절의 서쪽 가람은 문을 닫아 미처 만나지 못하고 말아 언젠가 다시 가고 싶다. 마을 이름이 가미[]노 타이시[太子]’라고 한다. 어느덧 신이 된 태자의 마을에 간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죽어서 신이 된 태자가 사는 마을.

여기서도 스님은 볼 수 없었다. 일본에서는 절에 가서 스님 뵙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운좋게 사천왕사에서는 줄지어 가는 스님의 행렬을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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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이 깊었던 쇼토쿠 태자가 추구했던 불교는 현세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호국불교가 아닌, 인간 개인의 내면적·정신적인 성찰을 이끌어내는 불교였다.

쇼토쿠 태자는 스이코 천황 30(622)49세의 나이로 이카루가 궁에서 임종을 맞았다. 스이코 여황제의 뒤를 이으려다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 후 사람들은 그를 일본의 석가모니로 추앙하는 등 태자 신앙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서기에서는 보이는 쇼토쿠 태자상 을 허구로 보기도 한다. 다이카 개신 이후 중국의 황제에 비견되는 천황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에서 황제는 정치·문화·사회의 모든 면에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권력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물은 과거 일본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본서기편찬자들은 황족 중 한 사람을 선택하여 이상적인 인물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우마야도 왕이며,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쇼토쿠 태자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어떻고 허구이면 어떠랴. 당시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고 그것을 이뤄줄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국수주의자는 아니지만 그것이 선진문화를 전해준 백제의 도래인이었고 그 후손들이 아스카문화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흔흔하다. 요즘 일본 문화청 장관이 한국의 고대 문화에 대하여 형같고 누나같다고 칭한 뉴스를 보았다. 서로가 서로의 문화와 교류를 인정하는 일에 성덕태자 같은 인물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언젠가 사천왕사 왓소마츠리를 한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이 글로 일조할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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