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류경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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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은소리맑은나라 작성일25-04-28 10:24 조회793회 댓글0건본문
<心如工畫師 심여공화사: 마음 그림>
몇 해 전, 작가는 설정 스님께 반야심경 작품을 전해 드리기 위해 수덕사 정혜사를 찾았습니다.
그때 스님은 ‘지강’이라는 법명과 함께 하나의 화두를 건네주셨다고 합니다.
심여공화사 능화제세간…(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아, 능히 모든 세상일을 다 그려낸다.
화엄경 사구게(華嚴經 四句偈)에 나오는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작가는 작업에 몰두해 왔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붓을 든 작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붓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시작해 어느덧 난을 그리고, 산과 꽃을 그렸습니다.
어떤 장르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합니다.
이제는 사람의 얼굴과 새를 그리고 있습니다.
서예에서 현대 회화까지, 그 경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저에게는 어떤 불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를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그려낼 수 있을 듯이, 저는 그저 자유로울 뿐입니다.
제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 이제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화엄경의 그 글귀를 스님은 어찌 떠올리셨을까요?
어쩌면 스님은 이미, 작가의 붓끝에서 펼쳐질 세상을 보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요?
기획 전시_한지희, 韓知希, Nadia, Hanjeehee
<작가노트>
“왜 그림을 그리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한다.
“그림을 그리며 나는 자유를 얻었고,
동시에 너와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그림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에
또 이렇게 답한다.
“나와 너의 머무는 시간과 공간이
비록 찰나일지라도 같이 하고 싶을 뿐이다.”
“그림을 그리며 무엇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그림 속에서 나와 너의 감정이 이어지고,
그 순간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꿈꾼다.”
그림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나를 표현하는 것이지만,
그 ‘나’라는 존재조차 너와의 시간과 공간이 맞닿는 접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서도 가장 먼저
‘자신과의 진검승부’라는 고독한 싸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안에 ‘너’라는 타인이 개입할 수 없다면, 결국 그것은 의미 없는 넋두리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나와 너의 열린 소통’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붓을 들었을 때 느낀 환희는, ‘너’라는 타인을 발견한 놀라움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나는 그 단계를 넘어, 더욱 깊은 너와의 소통을 갈망하고 있다.
그것은 곧, 그림 속의 ‘너’에서 그림 너머의 ‘너’로 확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번 부산 전시는 그림 너머 존재하는 너와의 격렬한 소통의 과정을 가감없이 표현한 결과이다.
부산 전시를 통해 너와 나의 깊은 만남을 고대해 본다.
류경희, 柳京熙, Xeno, Ryugyunghee
<프로필>
* 전시회
2018년 9월 개인전 ‘한점, 푸른 청산‘/ 법련사 불일미술관
2018년 11월 그룹전 ‘한중일서화전’ 인간문화재 정해창주최 / 아리수갤러리
2019년 6월 개인전 ‘그대와 함께 걷는 길‘ /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갤러리
2019년 11월 개인전 ‘붉은 문인화'맑은소리 맑은나라주최 / 경주 황룡원
2023년 3월 개인전 ‘모른다는 것을 안다’ / 아르떼 숲
2023년 9월 강용면 X 류경희 2인전 ‘사람을 꼭 닮았다’ / 아르떼 숲
2023년 9월 그룹전 ‘바다는 하늘이다 후쿠시마 조삼모사 朝三暮四’ / 아르떼 숲
2024년 9월 개인전 ‘Everyone Needs Some 나는 너에게로’ / 갤러리 담
2025년 1월 그룹전 ‘Da Capo 2025’ / 갤러리 담
2023년 9월 강용면 X 류경희 X 파르자나 우르미 3인전 ‘얼굴_내면의 형상’ / 무주 최북미술관
*출간
2024년 8월 ‘Everyone Needs Some 나는 너에게로’ / 헥사곤
*경력
1970년 대한민국 서울 출생
20대 초반 일본으로 유학을 떠남
2020년 부터 현재까지 일본 히로사키 국립대학교 교수로 재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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